제 목 : 순한글 이름을 한자 이름으로 개명 급증
최근들어 강원도내에서 ‘아름’ ‘꽃님’ ‘슬기’ 등 순한글 이름을 한자 이름으로 바꾸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법원의 개명 기준이 완화된데다 어렸을 때 부르기 좋던 한글 이름이 나이가 들면서 점차 어색해지는 등 불편함이 커지기 때문이다.
3일 춘천시에 따르면 지난 한해 접수된 개명신고는 모두 482건으로 전년대비 73건(18%)이 증가했다. 또 원주시와 강릉시도 지난 1년 동안 각각 450∼500건의 개명 신고가 접수됐다.
개명 이유는 이름이 특이해 놀림을 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한글 이름을 한자이름으로 바꾸는 사례도 많다.
춘천시청 김봉자 가족등록 담당은 “한글 이름이 유행했을 당시 태어난 사람들 중 동명이인이 많다”며 “특히 똑같은 한글 이름으로 학교생활에 불편을 느끼는 학생들이 한자이름으로 바꾸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1992년 딸에게 한별(16·여·중2)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던 주부 김영인(40·춘천)씨는 최근 딸의 이름을 ‘서윤’으로 바꿨다. 김씨는 남편과 상의한 끝에 딸이 성인이 된 뒤에도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는 한자이름으로 바꾸기로 했고, 최근 법원의 개명허가를 받아 춘천시청에 새 이름을 신고했다.
현재 ‘슬기’ 나 ‘아름’ 이라는 한글 이름의 경우 한 학교에 보통 5∼10명이나 되는 흔한 이름이 됐다. 이에 따라 ‘한별’ ‘세라’ ‘슬기’ ‘꽃님’ ‘초롱’ ‘밝음이’ ‘가람슬기’ 등 한글이름을 버리고 한자이름을 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2008년 2월 3일
국민일보 변영주 기자